[울릉도 자유여행] #4 쫄깃한 맛이 살아 있는, 울릉도 맛 기행

2009. 9. 29. 13:46Life 2DAY/Travel
볼 것도 많지만 먹을 것은 더더욱 많은 울릉도. 육지와 멀어 닿기 힘든 만큼 울릉도는 청정지역으로 신선하고 입맛 돋우는 특산물이 많다. '울릉약소, 홍합밥, 산채비빔밥, 오징어, 호박엿' 이렇게 다섯 가지를 '울릉오미'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에도 훌릉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비가 많으니 먹을 것 리스트를 짠 후에 여행을 한다면 한 끼라도 헛되이 배만 채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려운 발걸음을 했으니 울릉도의 특산물은 모두 맛보고 가자!

울릉도의 특성상 싱싱한 자연 해산물 재로의 음식들이 많고, 도서지역이라 육지보다 물가가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울릉도가 아니면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으니 예산을 넉넉히 잡아서 울릉도의 맛을 한껏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징어회와 활어회

울릉도를 대표하는 오징어! 하얗고 투명하게 빛나는 오징어의 싱싱한 맛을 보지 않고서는 울릉도의 맛을 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소하다 못해 달콤하기까지 한 오징어회, 맛과 부드러운 감촉에 반해 자꾸자꾸 집어먹다 보면, 회 한 접시가 금방 사라져 버린다.
울릉도산 어패류는 청정바다 속의 해조류를 먹고 자라 살이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싱싱한 쥐치회, 꼬들꼬들한 소라, 비린 맛이 전혀 없이 독특한 멍게 향이 감도는 멍게도 울릉도라서 더욱 맛있다.


오징어회를 저렴하면서도 많이~ 먹고자 한다면 저동항으로 가자. 오징어로만 구성된 회 한접시는 1만원부터. 오징어 3마리, 쥐치, 소라, 멍게 등을 모듬한 회는 한 접시 3만원이다. 단, 저동항의 노천 횟집은 겨울철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도동항~저동항 택시로 기본요금 약 3,000원]


울릉도 약소

울릉도 약소야말로 명품 한우가 아닐까. 약소는 약초를 먹고 자랐다 하여 약소다. 울릉도에는 750여 종의 목초가 자생하는데, 바로 이 산채와 약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좋고 특유의 향이 배어 있다. 울릉약소를 새콤짭조름한 명이 나물에 싸서 먹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약소식육식당에서 고기를 사가지고 가서 먹을 수도 있고,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다. 약소 불고기도 맛있지만, 육사시미, 육회 등을 즐겨도 좋겠다. 단, 육사시미는 식당에 고기가 들어온 날에만 판매된다고 한다.
[예산: 약소 1인분 150g 18,000원]


홍합밥 VS 따개비밥

울릉도의 홍합은 크기가 크고 맛도 담백하다. 밥을 지을 떄 홍합과 참기름을 넣고 지은 홍합밥은 한 술 뜰 때마다 바다의 향내가 가득히 퍼진다. 함께 나오는 나물 등의 밑반찬 또한 울릉도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니 홍합밥과 함께 울릉도의 풍미를 느껴보자.



울릉도 하면 홍합밥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따개비밥 또한 울릉도를 대표한다. 따개비는 암초나 바위에 붙어사는데, 삶아서 알맹이만 빼내어 밥을 짓는다. 홍합보다 작지만 보다 쫄깃한 식감의 홍합밥 못지 않게 인기 메뉴다. 양념장이 함께 나오는데, 한꺼번에 다 비비지 말고 먹을 때마다 양념장을 조금 섞고 김가루에 비벼 먹는 것이 더 맛있다. 따개비밥은 저동항 언덕길에 위치한 '99식당'이 유명하다.
[예산: 홍합밥 12,000원, 따개비밥 15,000원]


산채비빔밥

취나물, 부지갱이, 참고비 등의 나물은 무공해 청정지역 울릉도라서 더욱 맛있다! 울릉도의 취나물은 육지의 것보다 부드럽다고. 울릉도에서 재배된 무공해 산채나물을 가득 넣고 비벼먹는 산채비빔밥은 꼭 먹어야 할 것 중 하나다.


성인봉을 등산한 후 나리분지로 내려왔다면, 산채전과 함께 씨앗주를 맛보는 것도 별비다. 고소하면서도 나물 씹히는 맛이 일품이 산채전은 씨앗주와 환상의 궁합이지만, 막걸리에 비하면 가볍고 상쾌한 맥주도 잘 어울린다.
산채비빔밥과 산채전은 나리분지에 위치한 '산마을 식당'이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
[예산: 산채비빔밥 8,000원, 씨앗주 10,000원]


그밖에 울릉도 특산물인 돌미역, 더덕구이, 오징어 불고기, 오징어 순대, 약초 해장국, 명이초절임 등도 먹어보지 않고서는 섭섭한 것들로 꼽을 수 있다. 반건조 오징어, 울릉도 호박엿, 작은 호박빵, 더덕주스, 산더덕 젤리 등 식사 외에서 군것질거리도 다양해 울릉도에선 입이 심심할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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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자유여행] #3 독도, 땅을 밟다!

2009. 9. 29. 08:48Life 2DAY/Travel

대한민국 동쪽 땅끝에 가보았는가. 울릉도에서 87.4km, 배를 타고 2시간 정도면 천연기념물 제 336호인 독도에 닿는다.



가는 동안 선내 방송으로 독도 관련 영상을 틀어주고, 독도 관람객 주의상항을 일러준다.  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동식물, 광물 채취나 포획이 금지되며, 음주가무도 안된답니다~ 등등.



긴 항해 끝에 독도가 보이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독도를 눈에 담으려 창가에 몰려든다. 보시다시피 관광객이 대부분 아저씨, 아줌마들이다. 울릉도, 독도 여행의 90%는 어르신들인 듯한데 젊은 관광객이 아름다운 울릉도까지 많이 오지 않는 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


조금씩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 동도와 서도. 독도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그날의 기상상태와 파도의 너울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도착할 때까지도 아무도 알 수 없다. 독도 주변은 안개가 자주 끼고 흐린 날이 많다. 따라서 독도에 접안하는 날이 일 년에 100일도 안될 정도로, 독도에 발을 디디려면 큰 행운이 따라줘야 한다. 드디어 독도선착장에 접안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무사히 독도에 입항!


배의 문이 열리자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와~"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왠지 모를 성스러움과 민족애가 꿈틀거리며 감격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선착장에서 손을 흔드는 경비대원들과 숫돌 바위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독도 체류 시간은 약 20여 분. 200여 명이 줄지어 내려 잠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나면 아쉽게도 독도를 떠나야 한다. 독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는 없지만 독도 땅을 밟는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해저 약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 독도는 동도와 서도가 나란히 위치한다. 선착장이 있어 관광객들이 내릴 수 있는 동도에는 유인등대, 경비대 막사, 통신시설, 헬기장 등이 있다. 그리고 경비대, 등대 관리원이 상주한다. 서도에는 주민숙소가 들어서 있는데, 독도 지역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과 학술조사 연구자를 위한 숙소. 긴급대피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독도 주민인 김성도 씨 부부는 서도에 살고 있다.


독도에서는 음주는 금지. 하지만 대한민국 동쪽 땅끝을 밟은 기념으로 한 컷! 하이트 뒤로 촛대바위와 (코끼리처럼 보이는) 닭바위가 보인다.


도착할 때와 떠날 때,  경비대원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친절한 경비대원들. "고생이 많다"고 격려해주는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이 또한 훈훈한 풍경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사진으로 담은 것보다 실제로 가 본 독도가 100만 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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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자유여행] #2 렌터카 타고 육로여행

2009. 9. 28. 14:00Life 2DAY/Travel
렌터카 타고 섬을 돌자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기엔 렌터카가 제격. 육로관광 코스는 여행사를 통해 관광버스를 타고 효율적으로 돌아보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렌터카 여행도 추천할만한다. 또한 도로가 그리 많지 않아 간단한 지도만으로도 웬만한 관광지는 다 찾아갈 수 있다.

울릉도는 해안도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45도에 가까운 언덕길임을 유념하고, 울퉁불퉁한 도로 상태라 달리는 내내 덜덜거리는 소음쯤은 감수해야 한다.


지도를 펴니 도로가 개설된 구간은 도동항에서 섬목인 북동쪽 까지. 내수전으로 가는 일주도로는 아직 미개통으로, 섬을 완전히 한 바퀴 도는 코스는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섬목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반나절이면 대부분의 관광지는 돌아볼 수 있으므로 걱정은 말자. 도로가 곳곳에 공사중인 곳도 많으니 운전에 유의하면서 출발!


도동항에서 시작해 거북바위가 있는 통구미 마을을 지나 사자바위, 곰바위, 만물상을 보고 추산, 석포, 섬목까지 들러보는데 중간중간 윈치한 어촌 마을들이 정겹다.


울릉도 서쪽에 위치한 태하 향목 관광 모노레일은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필수 코스. 약 6분간 모노레일을 타고 산을 올라가는데 역시 짧다는 생각이 든다. 모노레일을 탈 때는 두 번째 칸 맨 뒷좌석이 스릴을 즐기기에 좋다.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산길을 걸어 전망대를 향한다. 전망대에선 대풍감 해안절벽이 눈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는 옥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볼 수 있다. 대충감에서 바라 본 해안절벽은 울릉도의 아름다운 절경 중 하나로 손꼽히므로 그 절경을 감상해보시길~!


내려올 때는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고, 모노레일 옆으로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통해 내려올 수도 있다. 도보로 내려와도 약 15분 정도면 가능한 거리다.
대풍감에서 본 해안절벽은 울릉도내 빼어난 절경의 하나로 울릉도(태하)등대와 함께 섬 비경을 보여준다.
[요금: 모노레일 왕복 4,000원]


울릉도에서 물리도록 먹을 수 있는 오징어. 바로 이 오징어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준다. 하지만 이정표는 이정도가 거의 전부라는 거~.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천연 굴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 일이 몇 번 있다. 이럴 땐 반대쪽에서 오는 차가 보이라고 마치 잠자리 눈처럼 된 거울을 세워두기도 했다. 울릉도 드라이브의 묘미는 머리 위로 떨어질 듯한 돌 아래는 지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해안 가까이로 난 도로와 터널.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픈 풍경이 많이 나타난다.


해안 도로가 끝나는 지점인 섬목에 다다르면 이렇게 예쁜 관음도가 자태를 드러낸다. 섬목은 도로는 없지만, 배가 정박하기 좋은 항구라 하여 섬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섬목의 바닷물은 환상적인 옥빛을 자랑하므로 여유가 있다면 섬목까지 드라이브 해보는 것을 권한다.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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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자유여행] #1 반나절 보도여행

2009. 9. 28. 10:57Life 2DAY/Travel
국내 여행지 중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섬 울릉도. 제주도처럼 김포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편리함이 없어서 인지 선뜻 울릉도에 다녀오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다. 울릉도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누군가가 정말 좋더라고 불을 지펴주면 그제서야 울렁거린다는 뱃멀미를 감수하고라도 가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동경의 섬. 울릉도 여행길이 솔직히 좀 길고 멀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때묻지 않고 청정 지역이 보존되었으며, 신비를 간직해왔다.

울릉도 여행을 편하게 가려면 울릉도 전문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패키지 투어가 많이 있으므로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평범한 리조트 식사는 한 끼라도 거부하며 맛집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거나, 단체로 몰려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발품 팔며 돌아다니는 것이 즐겁고 많이 느린 발걸음이어도 아무리 뭐라 하지 않는 자신만의 여행이 체질인 사람들이라면 자유 여행으로 떠나보자. 단, 울릉도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이나 자유여행이나 금액의 차이가 크지 않다.


울릉도에 가려면 강원도 동해의 묵호항이나, 경북의 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울릉도행 여객석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뱃길이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묵호항의 여객터미널에서 보통 하루에 2번 출항하는 배를 타고 약 2시간30분 ~ 3시간 가량 배를 타면 울릉도의 도동항에 도착한다(시간과 요금은 성수기/비수기에 따라 다르므로 연안여객승선 www.seomticket.co.kr에서 확인할 것. 인터넷 예매도 가능) 여객석이 420여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무척 큰 배이므로 생각보다 멀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파도가 잔잔하고 맑은 날이면 버스를 타는 것보다 흔들림이 없어 무사히 울릉도에 도착 할 수 있어 멀미약이 전혀~ 필요치 않다. 날씨는 운에 맡겨야 하겠지만.


도동항은 울릉도 여행의 시작이자 종착점이 되어주는 활기찬 항구다. 맛집, 숙소, 여객선 터미널, 버스정류장, 여행사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도동항은 자유여행 중이라면 대여섯 번은 기본으로 들르게 되는 곳이다.


육로관광, 해상관광 모두 도동항으로부터 시작한다. 도동항에 도착하면 먼저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기자. 울릉도에 도착한 첫째 날이라면 오전에 배를 타고 낮 12시 ~1시쯤 도착하게 될테니 숙소에 짐을 풀고 오후 한나절 산책삼아 도동항 주변을 들러보면 좋다. 민박을 비롯한 숙박 시설 역시 도동항 근처에 가장 많다.


도동항에서 도보로 15분~20분 정도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 도봉약수공원이 나온다. 관광지라지만 입구만 클 뿐 그저 동네 쉼터 정도로 보일 정도로 규모가 작다. 하지만 화산섬 울릉도 지형의 특성상 꽤 가파른 언덕길이 이어지므로 약수터에 다다르면 목이 말라진다. 이 곳의 약수는 철분이 많아 찝찌르르한 맛이 나면서 톡 쏘는 탄산이 청량감을 준다. 독도 전망대 케이블카 매표소 바로 아래에 약수가 위치하므로 가는 길에 함께 들러봄직하다.


독도 전망대 케이블카는 무척 짧은 구간의 케이블카지만 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전망은 실망스럽지 않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독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날씨가 아주아주 좋을 경우에 가능하지만.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니 희미한 해무 사이로 독도가 아스라이 보인다. 하지만 독도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를 타고 독도를 찾아가는 것이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독도에서 20여분을 머물 수도 있다.


전망대 위에서 도동항이 굽어보이는데 작은 항구마을에 집과 학교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미니어처 마을처럼 보여 흥미롭다. 도동여객선 터미널에서 케이블카 매표소까지 도보 약 20분 거리에 위치하며, 독도박물관도 들러볼 수 있다.
[케이블카 요금: 대인 7,500원, 운행시간: 오전 6시~ 오후 8시]


도동항에 내려와 한두 시간 여유가 난다면 도동항 여객터미널 옆에서 시작하는 행남 해안산책로를 걸어보자. 도동항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해안산책로를 조성해놓아 해안절경을 걸어서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캔맥주 뒤로 해안산책로가 굽이굽이 보인다. 단, 사진은 연출 컷이므로.. 음주 산책보다는 시원한 물 한 병 사갖고 가기를 권한다. ^^;;

여기서 잠깐. 2009년 9월 현재 촛대바위코스까지 가는 길은 낙석 위험으로 폐쇄되어 있어 도동등대까지만 산책이 가능하다. 중간에 나가는 길이 없으므로 산책을 마치려면 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한다. 소요시간은 왕복 1시간 30분 정도다.

도동항 터미널 앞에서 섬 일주 유람선 배편을 끊어놓고 기다리는 시간, 도동항 근처 벤치에 앉아 오징어를 뜯는다. 반건조 오징어 2마리(말만 잘하면 3마리도 준다)에 5천원, 그리고 시원한 맥주 타임! 오징어를 뜯을 때 맥주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싶다. 때문에 울릉도 곳곳에서 보이는 오징어 간판만 보아도 맥주 한 잔이 계속 생각난다는. 단, 울릉도 식당에서는 오로지 하이트만 판매된다는 사실!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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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발 가는대로 그저 걸어간 미국여행 - 라스베가스 2탄

2009. 9. 10. 08:11Life 2DAY/Travel

안녕하세용~! 저번에 라스베가스를 그냥 발 가는대로 기어다니던 슬로우스타터입네다. 저번 시간에 라스베가스 낮을 함께 둘러보셨죵~! 오늘은 라스베가스의 진국인 밤을 둘러볼 시간이에요... 역시 라스베가스는 밤의 도시걸라용~!호호호


누구나 한번 쯤 들어 보았을 벨라지오 호텔앞의 분수쇼입니다. 정말 사진으로는 찍을 수도 없을 정도로 대규모의 분수쇼를 벨라지오 호텔은 꽁짜로 제공하지요. 라스베가스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야외 쇼가 대부분..아니 모두 공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즐겨볼 수 있지요. 분수쇼는 예전에 오션스 일레븐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면서 더 유명해 졌답니다.


 저는 벨라지오 호텔에서 세계 최고의 쇼라고 불리우는 'O'쇼. ('오'쑈라고 읽으면 됩니다.) 를 관람했었는데요. 거기서 가수 싸이 횽도 만나 사진도 찍고 했었지요. 아쉽게도 내부에서는 촬영이 무조건 금지라 찍지 못했었답니다.


다음은 미라쥐 호텔의 화산쇼랍니다. 미라쥐 호텔에서 매 시간당 10분 정도씩 화산쇼를 보여주지요. 조명과 물로 만들어진 화산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입이 쫙쫙~~~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답니다.


역시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은 낮에 보는 것보다 밤에 보는 것이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답니다. 호텔 구경만 다녀도 시간 가는 줄 모르지요.  라스베가스은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어 있답니다. 다운 타운 지역과 스트립 지역인데요. 다운 타운이라고 하면 가장 번화한 곳 같지만 사실 라스베가스는 스트립 지역이 가장 발달해 있는 곳이에요. 스트립Strip은 거리이름인데 라스베가스 블루바드라고도 하지요. 그 길을 양옆으로 수십개의 거대 호텔들이 늘어서 있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거리가 바로 스트립이라 불리우는 메인 스트리트 입니다. 이 거리를 따라 걸어가셔도 되고 버스를 타셔도 되지만 저는 걸어다니는 걸 추천 한답니다. 많은 여자분들이 라스베가스 밤거리를 걷는 것을 걱정하시는데요. 사실 라스베가스의 치안은 미국내에서 최고라고 불리울 정도로 안전한 지역입니다. 원래 사람 많은 곳이 안전한 법이지요. 노는 인간들이 밤새 있고 그 사람들 관리 하려고 더 많은 경찰 병력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걸어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이건 써커스 써커스라는 호텔 안에 있는 써커스단의 공연인데요. 각 호텔들은 자신의 컨셉에 맞게 무료 공연을 준비해 두었답니다. 트래져 아일랜드(보물섬) 호텔은 해적단의 모험을 그린 공연을 하고 써커스써커스 호텔은 이렇게 호텔 내부에 써커스단들이 정기적으로 써커스 공연을 보여줌으로써 관광객들을 자신들의 호텔로 유혹하는 것이지요. 돈 없어도 구경할게 많아 참으로 좋은 라스베가스입네다.


제가 묶었던 골든 너겟 호텔입니다. 다운타운 지역에 위치해 있었지요. 그 때 무슨 이벤트에 당첨되서 엄청나게 큰 방에서 베개 끌어안고 혼자 슬피 잠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운타운 지역에는 천장을 사진처럼 LED화면으로 꾸며 놓았답니다. 그래서 한 시간에 한번씩 크게 음악이 나오면서 사진처럼 영상 쇼를 보여주는데요. 이 LED 대형 천장을 우리나라의 LG에서 협찬해 주었다고 해서 한국 사람들이 어깨를 으쓱으쓱하게 만드는 곳이지요. 막상 사람들은 LG가 한국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뭐 어쨌든.. 제가 묶었던 골든 너겟 호텔에도 역시 카지노가 있었는데요. 거기서 대형 포커판에 휩쓸려 들어가 아주 기분좋게 올인을 외치고 빌빌거리며 호텔방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네요. 이 호텔 방마다 하이트 맥주가 깔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ㅎㅎ 엄청나겠죠?


절망하는 슬스의 모습이랍니다. 호호호 돈 없는 자는 라스베가스에서 도박도 신나게 못하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여러분들도 다 함께 라스베가스로 휴가를 떠나보시라구욘~~!호호호 Stay Cool~~

그럼 슬스의 라스베가스 여행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네다. 다음 편은 세계의 수도 '뉴욕'편이 되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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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신화의 나라, 지옥에서 온 이집트 # 아스완- 2편

2009. 9. 2. 09:52Life 2DAY/Travel


안뇽하세용~! 저번시간에 이어서 아스완 2탄을 들고 찾아 온 슬로우스타터입니다. 쓸데없는 말 집어치고 바로 아스완 투어를 함께 시작하시는게 좋겠죵~?! 바로 고고고고고!!!!


저번 시간에는 아스완에서만 즐길 수 있는 펠루카 투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 보았었지요?! 그림같은 나일강에 몸을 얹어 펠루카와 함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것이지요~ 이집트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아닌가 싶네요...


아스완의 시장에서 흥정 배틀을 벌이며 이집트 전통의상인 '까라비야~'도 구입했고 말이지요... 제가 묶었던 지옥의 호텔에서 바라본 시장 풍경입니다. 후질근 한 것이 딱 이집트 같지 않나요? 이렇게 현재의 이집트는 참으로 후질근 합니다만 역시 이집트는 현재가 아닌 과거에 묻힌 나라기 때문에 과거의 아주 흥성했던 흔적을 더듬어 가는 작업이 의미가 있답니다. 그 많은 유적 중에서 이집트 안이나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유적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바로 아부심벨 대신전 되겠습니다!!!!!!!! 아부심벨 신전은 엄청나게 큰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사진으로만 봐서는 절대 상상도 안될 크기랍니다. 슬스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눈을 의심했었답니다. 거대한 절벽을 그대로 깎아서 만든 신전인데요.. 아니 그 옛날에 저걸 어떻게 만들었지? 지금 이 사진을 보고 있는 저도 또 궁금해지네요.. 사람들이 가까이 있어서 그렇지 저 석상의 발바닥이 사람들보다 풜씬 크답니다.




경이로운 눈빛으로 아부심벨 대 신전의 바깥 석상을 바라보고 있는 슬스의 찐따같은 뒷모습입니다. 이렇게 큼지막한 아부심벨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있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유명하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있지요... 그 역사적 대서사시를 한번 살포시 들려드릴까용?!



지금으로부터 몇년전...아니 십 수년전에 아스완 지역에는 이집트 전역의 안정적인 치수를 위한 하이댐이라는 엄청나게 큰 댐이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그 덕분에 이 아부심벨이 있던 지역은 물에 잠길 운명에 처해지게 되었지요... 이집트 정부는 발만 동동 구르다가 아부심벨을 동동 떠내려보내게 될 위기였지요... 그 때 바로 나타난 것이 세계인들의 알흠다운 손길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모금이 진행되고 유네스코와 각종 선진국의 NGO들이 이 거대한 아부심벨을 통째로 옮기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그래서 저 큰 돌 덩어리를 다 쪼개고 쪼개서 운반해서 지금 저 위치에다가 정확하게 다시 세운 것이지요... 아부심벨 대 신전안에는 4명의 신이 서 있는데요. 시간에 따라 그 신들을 비추는 태양 방향이 정해져 있답니다. 근데 과학자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거까지 보존을 해 놓았더라고요.. 인간이 대단하긴 대단하죠?!


요것으로 말하자면 아부심벨 대 신전 옆에 있는 작은 신전인데요. 위에 있는 아부심벨 대신전이 람세스 2세가 자신의 업적을 기리고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지었다면 요 옆에 있는 신전은 자신이 평생 사랑한 람세스 2세의 아내 네페르타리를 위해 지은 신전이랍니다. 람세스는 그만큼 아내를 사랑하고 아꼈다는 증거지요.. 이집트의 모든 파라오 중에서 아내를 위해서 신전을 지어 준 것은 람세스가 유일하다는 소리를 현지에서 들었었답니다.


아스완에는 아부심벨 말고도 신전이 여기저기 더 있지요... 현지에서 어떤 외국인이 쏼라쏼라 했던 영어가 생각나네요.. 그 외국인은 이집트 인들을 비난하고 있었답니다. '아부심벨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이집트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때 전 세계가 나서서 도와줬지만 그들은 아직도 이러한 신전을 돈벌이로밖에 써먹지 않는다. 이집트인들은 세계인들에게 빚을 지고도 그걸 갚아나갈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저 돈벌이에만 혈안이다.' 저도 짧은 영어로 쫄래쫄래 알아듣고는 깊게 공감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용...


그럼 지금까지 살펴 본 것이 아스완 지역의 엑기스 되겠습니다. 어떤가요? 1편이 휴양지 같은 기분 좋은 바람 같은 모습의 아스완이였다면 2편은 뭔가 이야기가 들어있는 역사의 현장 같지 않나요? 호호호 슬로우스타터와 함께 하는 즐거운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랍니다.


다음 편에는 룩소르 지방으로 넘어가 룩소르 신전 및 기타 등등을 훌러덩 살펴보는 시간이 되도록 해 볼께용~ 그럼 그 때까지 다들 비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셈~~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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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신화의 나라, 지옥에서 온 이집트 # 카이로 -2편

2009. 8. 27. 09:16Life 2DAY/Travel
안녕하시렵네까?! 이제 지겨우시다고요?! 쓰고 있는 저는 어떻겠어요?! 호호호 여러분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꾸역꾸역 찾아와 이렇게 해외 소식을 쩝쩝 전해 드리는 저는야 참으로 착한 어린이 슬로우스타터 입니다!!!


저번 카이로 1편에서 단 한장의 피라미드 사진도 없이 훌러덩 지나가서 많은 분들이 아쉬워했다는 소식을 로이터 통신을 통해 접해들었다고 하고 싶네요... 아무도 아쉬워 하지는 않으셨지만 아쉬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은 카이로 여행의 백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아저씨랑 제대로 부비부비하며 놀아봅시다요!!!

뭘 봐요 아저씨 외국인 첨봐?


이래 저래 울퉁불퉁한 카이로의 길을 열심히 건너고 건너서 피라미드가 있는 가자 지구까지 가보았답니다. 제 기억이 가물치마냥 가물가물 거려서 잘 생각이 안나지만서도 가자 지구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이 가능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피라미드 사진 바로 앞에 지하철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거겠지요? 호호호


듀듕~~!!!! 드디어 도착... 피라미드가 있는 곳에 도착하면은요.. 먼저 입장권을 사야 한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이집트 인들의 생활 수준과 GNP에 비해보면 완전 말도 안되는 가격의 입장권을 사야하지요.. 이집트는 놀랍게도 내 외국인의 입장료 가격이 적게는 몇 배, 많게는 십 몇배씩 차이가 나는 진풍경을 연출해주기도 한답니다. 또 여기서도 문제인 것이 이 입장료가 피라미드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은 두배가 비싼데요... 또 이집트까지 와서 안 들어가보면 후회 할까봐 다들 들어가 보곤 하지요...

제기랄...들어가야 하나??


저는 여행할 때 입장료 아끼려고 안 들어가보는 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라는 주의기 때문에 들어가 봤는데요.. 정말 뭐 별거는 없답니다. 그러니까 다들 본인의 기준에 맞춰서 선택하세요. 온 김에 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답니다. 그냥 대충 구경 하려면 집에서 구글 어스나 키고 사진으로 구경하면 돼지 왜 여행 하겠어요?! 홍홍홍.. 피라미드 안에서 숨도 턱턱 막히고 질식할 듯 어지러운 기분도 느껴보고 하면 이집트 온 기분이 홀홀 나지 않겠어요?!


리얼 아랍 맨 요~~!!! 어디서 떨거지 같은 아랍인 수건 하나 구해다가 머리에 착용해 보았답니다. 의상이 에러네요...비록 겨울이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아프리카 대륙이거늘 어찌 저런 잠바를 둘러 싸고 갔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미친게 아닌가 싶네요...


피라미드 주변에는 요로코롬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친절한 이집트 인들이 넘쳐난답니다. 안그래도 사진 찍어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잘됐다 싶어서 찍어달라고 하면 위 사진 처럼 포즈도 코치해주곤 하지요... 그리곤 아주 친절하게 돈을 요구하지요... 안 주면 죽일 듯이 달려들기 때문에 결국에 다들 돈을 주고 만답니다. 그러니까 아예 이집트 인들한테는 찍어달라고 하지 마세요... 그냥 다른 외국인한테 찍어달라고 하면 더 이쁘게 알차게 찍어준답니다.


밤이 되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는 레이저쇼 비스무리한 것을 한답니다. 놋떼월드에서 야간개장하면 하는 뻔한 레이저쇼지만 또 그 가격은 외국인 등처먹기 프로젝트라도 한 마냥 고가지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요... 그냥 출구로 나와서 길 건너편에 있는 맥도날도 3층에 올라가 햄버거나 우적우적 씹으며 레이저쇼를 공짜로 보는 것이지요. 아직도 맥도날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그곳으로 고고!!!!


카이로 마지막 편인 2편을 이렇게 훌러덩 끝내기 좀 그래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좀 넣어보았지요.. 마지막 사진은 이집트 대통령인가 왕인가 하는 할배가 사는 왕궁이라고 하더라고요... 엄청나게 먼 거리에서 줌을 땡겨 찍었는데 저기 입구에 서 있던 아저씨가 그 먼거리를 달려와서는 No picture!!! 이러길래...OK! Sorry~이랬더니만 또 엄청난 거리를 뛰어갔어요... 그 말이 너무너무 하고 싶었나봐요... 안스러워서 팁을 저도 모르게 줄 뻔했답니다. 나름 대통령 경호원일텐데...호호호

그럼 이것으로 카이로 편을 마무리 짓도록 해볼까욘~! 다음 편에서는 카이로에 이어서 아스완 지방을 탐방해보도록 할껩쌉싸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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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역사의 아름다움이 숨쉬는곳 그리스 - 산토리니 #2

2009. 8. 14. 09:00Life 2DAY/Travel
드디어 왔당께롱!!! 아름다움이 가득한 섬.. 그리스 싼토리니의 작품사진 전시회!!!! 슬스가 디에스랄 없이 디카로만 붕붕찍어 발로 편집한 지옥의 싼토리니 전경을 함께 감상하실 수 있는 좋은 기회롭니다!!! 호호호

일단 못난이 슬스 얼굴 감상부터 한장!




그럼 함께 떠나보실까욘~!!




저번 시간에 길고 긴... 머나먼 페리 여행을 하고 산토리니 섬에서 1박을 한 슬스는 드디어 대망의 싼토리니 관광을 시작했답니다. 아침 일찍 튀어나와서 싼토리니 섬 구석구석에 쥐들이 흘린 빵쪼가리까지 다 보고 가겠다는 의지로 가방을 들쳐매고 숙소를 박차고 나왔지요.




싼토리니 섬 꼭대기에서 의지를 다지는 슬로우스타터의 멍충이같은 모습입니다. 이 사진에 저만 빠지면 작품 사진 되겠네요... 전 참 사진을 망치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호호호




요것이 싼토리니 섬의 대충 전경이 되겠습니다. 싼토리니 섬은 화산 지형으로 꽤나 가슴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요.. 섬에서 열심히 살던 원주민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화산폭발이 몇 차례나 있었고 화산재와 그 후폭풍에 마을은 몇번이나 깨박살 났었지만 산토리니 섬의 주민들은 언제나 재앙을 이겨내고 저처럼 아름다운 섬을 재건해 냈답니다.






섬에는 아름다운 교회들이 가득가득한데요. 교회로 쓰이지 않는 건물도 왠지 교회느낌나게 지어져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았답니다. 친구도 가족도 심지어 본인도 잘 못믿는 슬로우스타터도 교회 안에 가서는 경건하게 기도도 한번 들였답니다.




아~~ 이것이 신선 놀음인가... 섬의 꼭대기 쯤에 앉아서 콧구녕이나 후비적 거리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행복한 순간이더군요... 콧구녕이 빠꼼해질 때까지 신나게 파보았답니다. 다시 한번 느껴지는 한국 맥주의 간절함. -_-;;





정말 디카로 찍었다고 믿기 힘든 사진들 아닌가요? 믿기 쉽다구요? 그렇죠... 누가봐도 디카로 찍은 어설픈 사진이랍니다. 하지만 이렇게 디카로 찍어도 작품사진이 나올 정도로 섬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몇개 작품 사진들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정말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셔터를 눌렀다하면 작품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답니다. 아잉~ 행복행!!! 제가 갔을 때는 완전 비성수기 한겨울이라서 사람들이 콧빼기도 보이질 않았는데요. 여름에 가면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겨울에 가는 것을 추천해드린답니다. 사람도 없어서 무슨 무인도 지상낙원에서 뒹구는 느낌이었어요..




이 곳이 천국이로구나... 어줍잖게 똥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어보았답니다... 이 때만 해도 여행다닐 때 살아남는 것이 무조건 첫째 조건이었던 저는 아직도 후회를 한답니다. 여러분들은 여행 다니실 때 무조건 좀 꾸미고 옷도 이쁘게 입고 떠나세요... 사진 속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전 한숨이 푹푹 튀어나와요... 어쩜 저렇게 배경을 마치는 인물이 있을 수가 있는가...





어느 덧 해는 저물어 석양이 슬슬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산토리니 섬의 석양을 무지막지하게 아름다워서 유명세를 휘날리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여름 성수기에는 그 석양과 일출을 보려고 새벽부터 혹은 저녁시간만 되면 다들 옹기종기 섬의 싸이트씨잉 포인트에 모여 앉는답니다. 전 완전 혼자 덜렁 구경하고 왔어요.. 비성수기 최고!!!




제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아름다운 책집입니다. 제가 또 취미가 집안 DIY로 꾸미는 건데요.. 나중에 제 방을 꼭 저렇게 꾸며 볼 참이랍니다. 호호호 이뿌겠지요??




길바닥에 이렇게 조랑말인지 당나귀인지 개인지 말인지 소인지 그냥 지나가는 뭔지 모를 동물들이 걸어다녀요.. 몇 번 칠뻔 한 흥겨운 시간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보험료 걱정한 슬로우스타터는 사고를 내지 않았답니다.


그럼 여기까지 슬스의 그리스 여행기였습니다. 다들 재밌게 보셨나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슬스의 여행기 많이들 사랑해 주셔요...호호호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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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동서양의 비빔밥 터키 여행기 #2- 카파도키아

2009. 8. 3. 07:37Life 2DAY/Travel

안녕하세요~ 저번에 이어서 또 터키를 스물스물 기어다닐 준비를 마친 슬로우스타터입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동서양의 매력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이스탄불 지역을 고등어케밥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음식과 함께 매칭시켜 살펴보았는데요. 오늘도 음식과 터키 지역을 패키지로 묶어서 살펴보는 향긋한 시간을 가져볼테에요~! 호호호



두 번째 목적지는 바로 카파도키아입니다. 아주 생소하시죠? 하지만 터키에서는 반드시 들려야 하는 유명 관광지 되겠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아주 그냥 돌덩이만 가득한 입안 가득 모래가 씹히는 느낌의 지역입니다.



가이드 북에 의하면 약 300만년 전에 화산 폭발과 지진 활동 이후 쌓인 응회암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풍화작용을 일으켜서 이런 지형이 되었다고 하네요. 쉽게 이야기하면 그냥 돌댕이들뿐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카파도키아 지방에는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저런 흙더미 속에 뽕뽕 구멍을 뚫어 숨어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저 구멍이 보이시지요? 저 구멍에 누가 살았을까요? 저번 회에 말씀드렸다시피 터키는 유럽과 중동의 딱 중간에 위치한 탓에 여러 종교 분쟁의 핵심 지역이 되었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의 탄압을 피하기위해 숨어들었던 지역이 바로 이 카파도키아 지역인데요.

 


아직도 카파도키아 지역의 돌더미 안에는 저렇게 예수님을 찬양하는 그림과 벽화들이 세월이 무색하다 할 정도로 또렷이 남아 있어요. 저기 살던 사람들은 다 뿅 없지만요.. 돌무더기 안에서 숨어 살던 사람들의 슬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한 카파도키아랍니다.

 

왠지 입안 가득 모래가 자글자글 씹히고 밥을 퍼먹어도 텁텁한 느낌이 가득할 것 같은 이 곳. 아니나 다를까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바로…

 


항아리 케밥입니다. 정말 터키 지역을 둘러보면서 케밥만 지긋지긋할 정도로 먹었는데 이 곳에서도 케밥이 지역 특산 음식이더군요. 항아리 케밥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케밥을 항아리째로 달궈서 요리를 내놓는 특이한 음식입니다. 딱 봐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그런 음식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제육볶음을 항아리에 넣고 통째로 끓여 내놓는… 뭐 그런 음식쯤 되겠네요..
 아이고 갑자기 제육볶음 먹고 싶네…호호호

 


그럼 여기까지 터키 카파도키아 지방의 음식 여행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달력에 자주 등장하는 관광지 ‘파묵칼레’로 떠나 터키의 음식과 매치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안뇽안뇽~~!!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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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초특급 익스프레스 빠리 여행기 #3 -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2009. 7. 30. 10:17Life 2DAY/Travel

불친절한 빠리지엥이여~ 나의 품으로 쏘옥~ 들어오라~!!!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어지는 이어질 잇는 여행기지만 관광지가 아닌 프랑스의 사람과 음식에 대해서 탐방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네다!

아주 그냥 우리네 머리 속에 깊이 박혀있는 자존심 강하고 불친절한 프랑스인들. 과연 현지에서도 고로코롬 불친절하고 영어하면 할 줄 알아도 무참히 씹고 지나가는 사람들뿐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들은 아주 친절하지요. 예전에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영어로 물으면 대답을 잘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요즘은 프랑스어로 물어도 영어로 대답하는 빠리지엥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활짝 웃으며 외국인을 상대해줘서 나름대로 호감!!


그렇다면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짝쿵 살펴볼까요?^^


1. 해가 졌습니다. 모두 집으로 가시죠?!



프랑스는 국가적 정책으로나 국민들의 마인드나 모두 가족 중심의 삶을 살려고

한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녁시간 때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 다들 훌렁훌렁 집으로!!!

밤이 되면 정말 거리가 한산해지면서 다들 어디로들 가는지 알 길이 없어진답니다.

가게들도 문을 많이 닫습니다. 안그래도 소매치기와 강도로 위험하기로 소문난 빠리의 거리는 밤이 되면 더욱 무서워져서 다들 집으로 도망가는지도 모르겠어용.

 


2.바쁘다 바뻐!!! 근데 전부 느려 터졌다


빠리지엥들이 평소에 다니는 모습을 고만고만 살펴보면 그들은 정말 우리나라 서울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한 장면들을 연출한답니다. 지하철이 오면 전부 타려고 뛰어내려오고 어딘가로 바삐바삐 종종걸음으로 걸어다니는 모습에서는 박진감이 느껴지죠!



하지만 이렇게 후딱후딱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어찌 된 일인지 행정과 서비스
관련된 것에는 정말 느려터졌어요. 현지인에게 물어본 바에 의하면 아무리 전화를 하고
화를 내도 배째라 식의 서비스와 행정 업무는 한국사람들을 폭발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식사 역시 엄청나게 느릿느릿하게 하는 지라 한 번 제대로 먹을라치면 3시간은
먹어줘야 합니다. 늦게 먹는 것도 늦게 먹는 거지만 도통 나올 생각을 안 해서
갑갑하게 만들지요. 정말 양면성을 지닌 나라에요~


3.  3. 40%의 세율. 그에 상응하는 보답!


프랑스인들은 보통 세금을 소득의 40% 정도 수준으로 낸다고 해요. 100만원 벌어서
40만원은 세금으로 나가는거죠. 하지만 그만큼의 보상도 충분히 받습니다.
먼저 학비는 외국인마저도 굉장히 저렴해서 한 학기에 30만원 정도 수준이라고
하니까 우리나라의 10분의 1정도 되겠네요. 꽥!


의료 서비스 역시 우리나라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지만 일종의 의료보험증이라고
할 수 있는 증서가 없으면 우리나라보다 몇 배는 비싼 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매월 첫째 주에는 빠리 시내에 있는 모든 미술관과 박물관이 다 공짜!!!!
이것이야말로 대찬스로구나!!!!!
이처럼 프랑스는 엄청 걷어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혜택들을 많이 준다고 합니다욧!


라이프 스타일 중에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요리! 프랑스 요리는 중국, 터키 음식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며 알다시피 프랑스에서는 요리는 거의 최고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말씀!


조사기관에서 (프랑스 리서치 쯤 되겄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와 프랑스인을 가장 대표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 는가라는 질문에 압도적으로 ‘요리’가 1위를 차지 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접대도 유명한 쉐프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니 사뭇 프랑스인들이 불쌍해지네요...;;; 뭐 단란주점 접대가 더 좋다는 것은 아닌 것은 아니에요.응?


도착해서 현지인들과 함께 굴러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프랑스 스타일!!! 역시 여행의 참 맛은 현장에서 막노동 십장마냥 함께 굴러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코를 후비적 후비적 파며 생각해보는 알차고도 숨 가픈 여행이었습니다.

 

프랑스 여행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슬로우스타터의 유럽 여행 계속 함께 해주실 꺼죠?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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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행기] 초특급 익스프레스 프랑스 여행 3박4일 휘몰아치기!! # 1.

2009. 7. 23. 09:41Life 2DAY/Travel

안녕하세용! 지옥에서 온 슬로우스타터 인사 드리겠습니다~ 제가 누구냐고요? 앞으로 여러분과 여행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눌 멍충이이자 컴퓨터 화면 만으로라도 이렇게 교감하게 된 것이 설레이는 소년이랍니다. 호호호


비밀스런 집안 환경 때문에 해외여행 금지령이 걸렸던 유년시절의 한을 풀고자 시간 나는 대로 주구장창 여행을 떠난 것이 어느덧 4대륙 11개국이 되었네요.. 유럽패키지 여행 따위 갈 형편이 안돼 한 나라 한 나라 조목조목 다녀와서 횟수로도 이미 10회가 되어버렸답니다. 역마살에 걸려 여행을 안 가고는 똥구녕이 옴작거려 참을 수 없는 녀석이 되어버렸으니 앞으로도 계속 돌아다닐 예정이지만 우선은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들로 여러분과 함께 숨쉬어볼까 합니다요. 고고고~~!!

 

#1. 프랑스 넌 어디까지 가봤니?



프랑스 어디까지 가봤니?

? 별로 못 가봤는데..




그렇다. 어느 곳에 여행을 가든 구석구석 다 파들어 가 현지인과 떼굴떼굴 함께 구르기로 유명한 슬로우스타터(이하 슬스)는 프랑스 여행에서는 죽도 쑤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바로 여행 일정이 3 4일로 한정되었기 때문!!! 가는데 12시간, 오는데 12시간이 걸리는 풋풋한 프랑스를 3 4일 일정으로 다 돌기 위해서 슬스는 어금니를 꽉 깨문다.


 

 

 

오메~~!! 3 4일이라니 너무 심하자녀~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읍따! 이왕 온 거 짧지만 제대로 놀아제끼고 가보리요~! 그리하여 슬스는 빠리 외곽, 빠리 시내로 나누어 하루씩을 할애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오늘은 그래서 그 첫날! 빠리 외곽 관광을 함께 까발려 보자~!

 

영화에 드문드문 나오는 에펠탑 주변을 1초라도 더 구르고 싶던 슬스를 함께 여행했던 일행들은 베르사유 궁전과 빈센트 반 고흐의 집이 있는 빠리 외곽으로 안내한다!

 

  

 

1. 베르사유 궁전 너무 커서 압박 당하는 역사의 현장



 

 

베르사유 지방은 프랑스에서 차로 40~50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그토록 유명해서

지나가는 개도 알고 있다는 베르샤유 궁전이 있는 곳이랍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짐이 곧 국가다라는 싸가지 철철 넘치는 멘트를 날린 루이 14세가 지은 궁전입니다. ‘짐이 곧 국가다라는 말에서만 봐도 얼마나 권력을 휘몰아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살았을지 예상이 되시죠? 베르사유 궁전은 바로 그 호화로움의 상징이랍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제대로 살펴보려면 만 하루가 걸린다고 해요. 제가 갔었던 궁은 모든 궁전의 아주 일부분이라고 하니 정말 그 크기에 놀라 자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2. 빈센트 반고흐의 고향 프랑스 시골의 아늑함을 맛보시렵니까?

 

 


 

빈센트 반 고흐는 원래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해용. 그러다가 죽기 전 3달 동안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조용하게 머무르며 그림을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자살했다고 하네요.

 

 

 그의 고향인 프랑스 빠리의 외곽지역 오세르 지방은 전형적인 촌구석이지만 뭔가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더라고요.. 34일의 빡센 일정을 소화하면서 유일하게 아늑함을 느껴본 곳이기도 하답니다.

 

 



계속해서 정신병을 앓던 반 고흐 아저씨가 바로 이곳에서 권총으로 자살 하기 직전까지 미친듯이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이 지방 곳곳에는 반 고흐 아저씨의 그림 속 풍경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었답니다.

 

 

 

그럼 여기까지 빠리 외곽 지역을 함께 살펴보셨어요!!! 다음 시간에는 또 후다닥 빠리 시내를 중심으로 싹 다 돌아 보자구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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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처럼 동백지는 선운사를 찾다

2009. 6. 9. 11:47Life 2DAY/Travel
아침부터 안개가 뿌옇게 내려 앉은, 5월의 아침입니다. 간간히 두터운 안개를 뚫고 옅은 햇볕이 비쳐 듭니다. 안개로부터 햇살로 이어지는 5월의 아침을 달려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 곳을 생각하면 노래 한 자락이 귀에 맴도는 곳,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송창식 님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선운사가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기차가 남쪽으로 달려갈 수록 햇살이 선명해 집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정읍. 이 곳에서 관광 버스를 타고 고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마침 고창은 청보리밭 축제가 한창이군요. 버스가 정차한 바로 그 곳에서 푸르게 펼쳐진 들판을 아래로 굽어 볼 수 있습니다. 푸른 보리밭 풍경에 눈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 가을에는 메밀을 심어 메밀꽃이 흐드러진다고 하니, 봄이면 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계절색을 드러내는 공간이지 싶었습니다.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때 이른 5월 더위의 날씨였지만 가끔씩 보릿대가 ‘쏴’ 하고 밀릴 정도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는 금세 잊혀집니다. 보리밭 바깥쪽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들이 고창의 특산물을 소개합니다. 고창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복분자. 부모님 드릴 복분자 한 병을 샀습니다. 색다른 보리와플은 어른들도 한 입씩 돌려 먹었고 보릿짚 공예품 전시회에선 예상치 못했던 섬세한 작품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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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에 올라 30여 분을 달려 선운산 도립 공원에 이르렀습니다.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도솔’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의 뜻이라고 하는군요. 바로 이 선운산에 백제의 검단선사가 창건했다고 하는 천년 고찰 선운사가 잇습니다. 현재 선운산에는 도솔암, 석상암, 동운암, 참당암이 있지만 옛날에는 89개의 암자가 골짜기마다 들어섰다고 하니 당시 선운사의 위용을 짐작할 만합니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 왼쪽에 내천이 흐르는데, 내천 건너편 절벽 아래쪽에는 천연기념물 367호인 송악이 바위에 붙어 자라는 신기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모습을 관찰하려고 바짝 다가가서 보았는데 이상하게 우리 말고는 아무도 얼씬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송악 나무 밑에 있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말이 있답니다. 더 나빠질 머리도 없잔아, 우스개로 마음을 댤래 봅니다.


선운사에 이르니 사천왕상이 서 있는 천왕문이 마치 반가의 대문처럼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대웅전을 돌아 뒤쪽으로 올가가니 노래 가사로만 알던 동백나무 숲이 마치 병풍처럼 절의 배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선운사의 동백은 다른 곳의 동백보다 늦게 피어 ‘춘백’이라고도 합니다만, 이미 5월……. 꽃은 거의 다 졌지만 그나마 반갑게도 애기 얼굴처럼 귀여운 동백꽃 몇 송이가 빼꼼 얼굴을 내밀어 나를 맞아줍니다. 이런 동백꽃이 3,000여 그루에서 핀다고 상상하니 다음 번엔 개화 시기를 맞추어 와야 겠습니다.


선운사를 나와 이제 도솔암까지 총 3.2km의 길. 우리는 보행자용 산책로를 택했다. 흙냄새, 나무냄새가 코를 상쾌하게 하고 쪼르르 달려가는 다람쥐들이 웃음을 주기는 했지만, 사실 오랜만의 산행(?)이라 조금 덥고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도솔암까지 가는 내내 오른쪽에 펼쳐진 차량용 길을 흘끔거리며 ‘저리로 건너갈까?’ 하는 유혹을 받았습니다. 결국 돌아오는 길은, 걷기 쉬운 차량용 도로로 오고 말았군요.



도솔암을 가는 길에 만나는 숲의 신록은 싱그러움 그 자체입니다. 특히 갓난아기 손바닥만 한 어린 단풍잎은 정말 귀여워 여러 번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니까요. 이렇게 즐기며 1시간을 좀 넘게 걸은 뒤에야 도솔암 근처에 있는 진흥굴과 장사송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진흥굴은 신라 진흥왕이 수도한 굴이라는데 굴이 깊지는 않았으나 왠지 아늑한 맛이 있군요. 진흥굴 바로 옆에 있는 장사송은 수령 600년의 나무답게 키가 훌쩍 컸는데 가지가 뻗어나간 모습이 마치 활짝 펼쳐진 부채의 부챗살로 많이 표현되는데 나는 엉뚱하게도 브로콜리가 생각나 살짝 웃고 말았습다.



장사송을 지나 2~3분여를 올라가면 최종 목적지인 도솔암이 나타납니다. 도솔암 왼쪽으로 급경사 언덕을 올라가면 깎아지른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이 있는데 그 크기가 사람을 압도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높이 17m로 우리나라 최대 마애불 중 하나라는군요.  마애불은 가슴에 검단선사의 비결록이 들어 있었다는 전설로도 유명합니다.



여행을 떠날 때 맘껏 설렐 수 있는 까닭은 돌아올 집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하루의 짧은 일정이었는데도 굉장히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움직인 탓도 있겠지만 익숙한 주변을 떠나 다른 지역의 풍광 속에 있었기 때문, 즉 다른 공간에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돌아 오는 길, 기차 안에서 즐기는 맥주 한 잔이 하루의 피로를 풀어줍니다. 맥주의 톡 쏘는 시원한 쾌감과 그 뒤로 이어지는 은근한 노곤함이 기차의 흔들림에 따라 움직이는 몸의 긴장을 마음껏 이완시켜 줍니다. 하이트의 쿨한 이 맛! 그래, 맥주는 이런 맛이야… 괜스레 흐뭇합니다.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한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현명해지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지금의 신록이 짙어 푸르러질 겁니다. 너무 짙어져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구별할 수 없게 되기 전에 다시 한번 서둘러 기차에 올라야겠습니다. 신록처럼 새로운 ‘현명함’을 하나 더 얻기 위해서 말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