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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10.15 울적한 날 기분까지 UP시키는, 독천낙지

이름부터 멋진, 바다로 가는 기사

2009. 10. 28. 08:01Delicious 2DAY/Food

 
여고생 시절 처음 갔던 압구정 로데오 골목길에서, 멋진 음식점 이름 하나에 꽂혀 들어간 이곳. 제 마음을 단 번에 사로잡은 ‘바다로 가는 기사’. 이름 참 멋지지 않나요? 맛은 또 어떻고요~><

 
그 당시 함께 갔던 친구와 참 오랜만에 찾은 ‘바다로 가는 기사’. 저희는 그 때의 추억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오랜 고민 않고 그 때 먹었던 그 메뉴, ‘낙지불고기백반(6,000)’ 2인분을 시켰습니다.

 
곧바로 네 가지의 기본 찬들이 나왔습니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곳은 참 여전하더라고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미역초무침.


새콤달콤 알록달록한 양배추 샐러드도 여전하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도 여전했습니다. 그 여전함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제 친구도 그런 눈치^ ^

 
오래지 않아 새빨간 낙지불고기 2인분이 나왔습니다. 가장 세게 불을 피워두고 낙지가 익을 동안, 친구와 저는 그 날을 추억했습니다. 유명한 가수들의 노래 가사에 자주 등장하던 ‘압구정’에 대한 환상 하나로 나섰던 압구정 여정에서 길을 헤매던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서도,불 판 위의 낙지에선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정말 여기에서 나오는 낙지는 오동 통통함에 있어서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 것 같다’라는 생각과 함께 낙지의 이 후덕함에 므흣한 미소를 짓곤 했죠. 그리곤 아직 다 익지도 않은 낙지 하나 들어 냠냠냠 입으로 쏙~. 개인적으로 저는 다 익은 낙지보다는 반 정도만 익은 것이 훨씬 맛있더라고요.

 
지글지글~ 보그르르~ 맛있는 냄새가 폴폴폴 풍겨오고, 이내 제 정신은 혼미해지고 덕분에 제 손의 들린 젓가락만이 들렸다 놨다를 무한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아유, 못살아^ ^;

 
그러다 ‘다 익은 것 같지?’라는 말을 내뱉기 무섭게, 낙지와 파, 당면을 한 젓가락에 집어 들고 후룹 먹어줍니다. 입 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데도, 허~허~허~ 화끈거리는 입 안을 시원한 하이트 맥주 한 잔으로 대충 달래놓고, 낙지를 향한 젓가락 행진은 끝낼 줄을 몰랐습니다.

 
통통한 낙지에 한 번, 화끈한 맛이 두 번, 볶아먹는 밥에 세 번 놀라는 ‘바다로 가는 기사’의 ‘낙지불고기백반’. 참고로 ‘낙지불고기백반’에는 불고기는 들어 있지 않다는 거, 알아 두세요^ ^



[오시는길]
압구정 로데오 정문에서
파스구찌 골목으로 좌회전 30M 직진 후a 오른편 위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울적한 날 기분까지 UP시키는, 독천낙지

2009. 10. 15. 16:35Delicious 2DAY/Food

 
어제는 기분도 울적하고 몸도 축 가라앉더라고요. 저는 이런 날 박카스 한 병 대신 낙지를 찾곤 하는데요. 왜냐고요? 낙지에는 드링크제에 들어있는 강장효과가 뛰어난 타우린 성분이 많아서 비슷한 효과가 있거든요. 왜 바닷가 어민들은 낙지를 ‘뻘 속의 산삼’이라 부르잖아요.

 
또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 책(자산어보)에서도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 너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실제로 낙지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쇠고기와 비교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왠지 매운 음식을 먹으면 정신이 번쩍 드는 듯!

 
그리하여 저는 축 가라앉아버린 심신의 원기를 되찾고자, 일산 라페스타 D동 뒤에 자리한 ‘목포독천낙지’를 찾았습니다. 한 3년 전에 연포탕을 먹으러 한 번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다시 간 독천낙지에서 어제는 낙지철판볶음(中)을 시켰죠.

 
“우~와!”
철판 중심에 다소곳이 자리한 낙지의 튼실함에 놀라 연신 탄성을 쏟아냈는데요. 이렇게 먹음직스럽고 통통한 낙지 위에 새빨간 고추 가루가 뿌려진 모습을 보고 있자니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울적했던 기분도 UP되고, 배도 든든해지더라고요. (단순함의 최고봉^ ^;)

 
불이 약한 건지, 저희가 인내심이 없는 건지, 통통한 숙주나물 위에 푸짐하게 앉아있는 낙지를 보며,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들은 익을 때까지 가만히 두라셨던 이모님의 말씀에 아랑곳하지 않고 뒤적뒤적 거리며, “빨리 익어라~ 빨리 익어라~ 익어라~ 익어라~ 쫌!!’이라며 염불 아닌 염불을 했답니다^ ^ (참 성미도 급하죠잉?^  ^)

 
시간이 흐르고 철판 위로 조금씩 연기가 피어 오르면서, 낙지가 익기 시작했어요! 


알맞게 익은 낙지는 요 간장에 촉 찍어서 먹었지요.

        
고사이 아주 기본적인 밑 반찬들을 내와주신 이모님. 백김치, 꽈리꼬추어묵무침, 다시마, 김치와 단무지까지! 마지막에 이 ‘단무지’, 이게 “밑반찬이야?”라며 조금 실망을 했는데요. 결론만 말하자면, 이 단무지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맵고 뜨거운 철판낙지볶음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었죠^ ^ 

 
정말 대단했습니다. 마파람에 개 눈 감추듯 오동통통 맛있게 익은 낙지를 삽시간에 다 해치운 우리들. 특히 저는 먹기 전, 다이어트를 염두하며 조금만 먹자라고 다짐했는데 아마 제가 거의 다 먹은 것 같아요 (의지박약, 조절불가!). 사실 맛으로만 따지자면 뭔가 1%는 부족한 듯 깊은 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울적한 기분을 단 1초 만에 UP시킬 만큼 매콤 달콤 화끈한 맛에 홀딱 반해 버린 거죠. 그 매운 맛에 정신이 오락가락 하더니만, 다이어트는 온데간데 없이 고새를 못 참고 “사장님, 맥스 한 병 주세요!”

 
마지막으로, 어떤 철판음식을 먹더라도 이게 빠지면 섭하겠죠? 바로 요 볶.음.밥! 애시당초 볶음밥 먹을 생각이 있다면, 조금의 양념은 남겨두는 것이 예의 이거늘.. 저희는 볶음밥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미 싹싹 다 해치우고 난 뒤였습니다. (오마이갓!) 다행히 친절한 이모님이 다시 양념을 조금 더 넣어주셔서 밥을 맛있게 볶아 먹을 수 있었죠. 어쨌든 낙지철판을 그리 배불리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볶음밥 배, 맥주 배는 따로 있나 봐요. 완전 식신 원정대가 따로 없었습니다^ ^;

참고로,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있는 것은, 낙지가 이 때는 산란기를 맞기 때문에 영양가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찬바람이 부는 9~10월에 제철 낙지 드시는 것을 강력 추천 합니다!
 

[오시는길] 일산 라페스타 D동 바로 뒤 1층.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