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 명동 돈까스

2010. 1. 12. 10:00Delicious 2DAY/Food
사람의 추억은 장소와 함께 있던 사람, 그곳에서 뭘 했느냐가 가장 큰 것을 차지한다고 해요. 연말이건 연초건, 사시사철 사람으로 붐비는 명동... 모래알처럼 많은 추억 만큼 다양한 추억이 명동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겠죠?
비투걸의 명동에 대한 기억은, 조금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바로 '돈까스'입니다. 어린이날 아빠가 손수 썰어 새콤달콤한 소스를 콕 찍어 입에 넣어주시던 바삭하고 고소한 돈까스의 그 맛. 그 집이 바로 '명동 돈까스'였어요. 

눈이 한바탕 옴팡지게 온 후라 길이 질척질척거리던 어느날, 명동에 볼 일이 있던 비투걸... 문득 어렸을 때 그 맛이 그리워 타박타박 걸음을 옮겼습니다. 

 
붉은 색은 식욕을 돋군다고 하나요? 빨간 간판에 하얀 글씨 뒤로 보이는 스테인드 글라스. 그 위에 소복히 쌓여있는 눈. 어렸을 적 그 간판과 같지는 않겠지만, 벌써부터 고소한 냄새가 콧구멍을 간지르는 듯 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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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옆의 간판들을 보셨나요? 왼쪽에는 '돈가스 달인의 집'이라는 문구의 간판, 오른쪽에는 명동돈까스의 주력 메뉴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걸려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진동하는 튀김의 고소한 기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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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돈까스는 1층은 바 형태, 2층은 테이블로 되어있어 혼자 가서 식사하기에도 그만입니다. 비투걸은 친구와 둘이 갔지만, 옛날 아버지와 갔던 그 기분을 만끽해보려고 바에 앉았어요. 눈 앞에서 고기를 빵가루에 묻히고 튀겨내는 모습, 튀겨진 고기를 슥슥 잘라 데코레이션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믿음직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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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아주머니에게 히레까스 하나와 생선까스 하나를 주문합니다. 아참, 돈까스에 맥주 한잔 빠질 수 없죠? 아주머니, 하이트도 한 병 주세요!!! 
맥주를 주문하니, 맥주와함께 잘게 썰어진 양배추 한 접시를 내주시는 아주머니. 술을 주문한 사람들에게만 준다고 하네요? 하지만, 맛있게 먹기 위해 맥주 개봉을 꾸욱 참고 제사만 지내는 비투걸... 흠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나봅니다. 일단 바 위에 양념통을 집어 양배추에 뿌린 후 전채요리 겸해서 워밍업을 하고 있으니 이윽고 저희가 시킨 히레까스와 생선까스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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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이 돈까스이니, 일단 생선까스 먼저 맛을 볼까요? 오호! 여차하면 비려서 남기게 되는 생선까스... 명동돈까스의 생선까스는 일단 '합격!'입니다. 생선살이 엄청 부드럽고 고소하네요. 소스가 약간 느끼한데, 돈까스 소스를 조금 옆에 놓고 함께 찍어먹으니 딱 좋네요!!! 일단 맥주 한 모금 꼴깍~ 
생선까스나 돈까스나, 모두 밥 반공기 정도와 미소 된장국이 함께 나옵니다. 밥은 적당히 고슬고슬하고, 국도 맛이 너무 세지 않아 생선까스와 돈까스의 맛을 가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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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킹 등장! 오늘의 메인요리인 히레까스입니다. 두툼한 고기살에 알맞게 튀겨진 고기를 한 입 베어무니... 아 맛이 변하지 않았어요. 달달한 소스 맛도 다른 집과는 다른 것 같아요. 20년 넘게 맛을 이어가는 비결이 뭘까요? 쌀쌀한 겨울이지만, 쫄깃한 고기와 튀김옷과 함께 목구멍을 적시는 맥주가 눈물나게 맛있습니다. 

밥이 반공기 밖에 안나와서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푸짐한 고기를 다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합니다. 약간의 취기까지 더해지니 바깥의 바람이 하나도 춥지 않네요. 다음 어버이날에는 아빠 엄마 한 번 모시고 와서 예전 비투걸 어릴적에 그랬던 것 처럼, 돈까스를 잘라 아빠 엄마 입에 하나씩 넣어드리고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랜드마크는 어디신가요? 지금부터라도 추억 창고에 랜드마크를 하나씩 새겨넣어 보세요. 언제든지 꺼내어 볼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 될테니까요. 추운 겨울이지만, 여러분들 모두 Stay Cooooo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어렸을 적 추억의 그 맛, 서울왕돈까스

2009. 11. 4. 09:33Delicious 2DAY/Food


거의 14년 전 일입니다. 막내 동생을 임신하고 한참 입덧을 하느라 아무것도 못 먹어 쪽쪽 말라가는 엄마를 온 가족이 안쓰러워하고 있던 때, 슬며시 ‘돈까스’가 먹고 싶다는 엄마의 한 마디에 부리나케 가족 모두가 총 출동하여 달려간 곳! 바로 성북동에 위치한 ‘서울왕돈까스’ 였습니다.


약간은 허름해 보이는 외관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했지만, 내부는 리모델링 된 모습이군요. 훨씬 깨끗하고 환해졌더라고요.

 
돈까스 먹기 전에 나오는 에피타이저, ‘크림스프’입니다. 14년 전, 그 당시 처음 먹어 본 이 크림스프가 어찌나 맛있었던지….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 종종 엄마한테 “서울왕돈까스 집에서 나온 스프 만들어줘~!”라며 땡깡을 피우곤 했답니다. 다시 먹어보니, 일반 크림스프와 다를 바 없지만, 추억이 녹아 든 스프라 그런지 좀 더 많이 맛있는 것 같았어요^^

 
그 때에는 없었던 미역국도 나오고,
 

싱싱한 풋고추와 큼지막한 깍두기 무도 나왔습니다.

 
드디어 14년 전 ‘서울왕돈까스(5,500원)’의 맛을 되새길 시간이 왔습니다. 비주얼은 참 촌스럽죠? 그 때나 지금이나 얇디 얇은 돈까스는 변함이 없더라고요.

 
요새야 일본에서 넘어온 씹는 맛이 즐거운 두툼한 고기의 돈까스가 많아졌지만, 14년 전만해도 대부분 저렇게 얇았다고 하더라고요. 새콤달콤 갖은 야채가 얹어진 소스는 일반 돈까스 소스와는 확연히 다른 맛이었어요. 야채도 살콕살콕 씹히면서 새콤달콤한 것이.. ‘예전에도 이런 맛이었나?’ 기억을 되짚어 보며, 냠냠쩝쩝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희 아빠가 말씀하시길, “이 집의 돈까스는 어릴 적 어려웠던 시절에 매우 맛있게 먹었던 것이라서 ‘고기를 먹는다’는 느낌보다는 ‘추억을 먹는 것 같아 좋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어렸을 적 먹었던 추억의 돈까스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한 번 들러보세요!


[오시는길]
서울 성북구 성북2동 131-85
☎02-766-937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